순댓국집의 어르신



식당에 앉아있을때, 카페에 있을때, 길거리를 다닐때, 나는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기로 한 뒤, 사람들을 관찰하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다닌다. 내가 하고싶은 것은 무엇인지, 저 수많은 사람들이 하고싶은 것은 무엇인지 생각도 해 본다.


어제 순댓국집에서, 얼굴이 벌개지신채 순대국을 아주 맛있게 드시는 어르신을 보았다. 한손에는 숟가락을 들고, 천천히 순대국을 휘저으며 깍두기와 함께 맛깔나게 드시던 것이 아직도 생각난다. 다른 테이블에는 거의 대부분 술이 있었는데, 그 어르신은 다른 곳엔 시선을 두지 않으시고 순대국을 바라보며 집중하셨다.


집중하면서 드시는데 표정과 행동이 전체적으로 굉장히 부드러우셨다. 빠르지 않고, 느긋하셨다. 식사를 온전히 즐기시는 것을 보니, 여유가 느껴졌다. 부러웠다. 옷차림도 수수하시고, 머리카락은 세월에 씻겨내려가셨지만, 남은 흰 머리가 멋스러우셨다. 


어르신의 표정에는 여유가 있었다. 맛있는 음식을 진정 즐기고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걱정 근심 하나없이, 오로지 순댓국에만 빨려들어갈 듯 한 그 모습에, 나는 먹던 숟가락을 내려놓고 눈치채시지 못하게 힐끗힐끗 쳐다보게 됐다. 방금 내 입에 한가득 넣은 음식을 씹는 속도가 점점 느려졌다.


갑자기 우리의 인생이 너무 바빠진 것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는 밥을 먹고만 살아도 잘 산다고, 하루하루 밥만 먹을 수 있다면 걱정이 없었다. 가장 큰 걱정거리가 내일 먹을 밥 걱정이 아니었을까.


요새는 밥 걱정 대신 다른 걱정들이 너무 많이 늘어났다. 직장, 집, 결혼, 인간관계.. 스마트폰으로 세계가 가까워졌다고 하는데, 사실 너무 가까워져서 문제다. 나는 경기도에 있는데 다른 지역의 뉴스를 보고있고, 해외에서 무슨일이 일어나든 나랑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데, 나는 그동안 하루종일 뉴스를 보며 세상 곳곳의 소식들을 접했던 건지 원..


1~2시간정도 웹서핑을 하고 나면, 기억에 남는게 몇개 없다. 그래서 스마트폰을 그만하기로 했던 것이었다. 차라리 내가 사는 의미에 대해서 진중하게 생각해보기로 했다. 많은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오늘 한 어르신께서 여유롭게 식사하시는 것을 보며, 나는 여유있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다. 돈을 아무리 많이 벌어도, 항상 여유가 없는 사람들이 있다. 반대로 말하면 어떤 상황에 처해도 여유로울 수가 있는 것이 아닐까, 


'상황에 영향받지말아라', '언제 어디서나 긍정, 여유를 찾을 수 있어아 한다.' 등, 수많은 책, 강의, TV에서 말하는 뻔하디 뻔 한 말이다. 누구나 머리로는 알고있는 말이다. 근데 진짜 깨닫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스마트폰에 신경을 빼앗겨서, 뇌가 너무 많은 정보를 받아들이다 보니 여유가 없어 생각할 시간이 없어서 인 것 같다. 



평소 생각이 없어보인다던 말을 많이 듣는 내가, 스마트폰을 멀리하니 많은 것들을 느끼고 있다. 


'일단 뇌가 여유로워져야, 내가 여유로워지지 않을까'


나는 근거없는 상황 방관, 무책임이 아닌, 진정한 여유를 찾기위해서 맞는 행동을 할 것이고, 노력하며 열심히 살 것이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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