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댓국집의 어르신
식당에 앉아있을때, 카페에 있을때, 길거리를 다닐때, 나는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기로 한 뒤, 사람들을 관찰하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다닌다. 내가 하고싶은 것은 무엇인지, 저 수많은 사람들이 하고싶은 것은 무엇인지 생각도 해 본다. 어제 순댓국집에서, 얼굴이 벌개지신채 순대국을 아주 맛있게 드시는 어르신을 보았다. 한손에는 숟가락을 들고, 천천히 순대국을 휘저으며 깍두기와 함께 맛깔나게 드시던 것이 아직도 생각난다. 다른 테이블에는 거의 대부분 술이 있었는데, 그 어르신은 다른 곳엔 시선을 두지 않으시고 순대국을 바라보며 집중하셨다. 집중하면서 드시는데 표정과 행동이 전체적으로 굉장히 부드러우셨다. 빠르지 않고, 느긋하셨다. 식사를 온전히 즐기시는 것을 보니, 여유가 느껴졌다. 부러웠다. 옷차림도 수..